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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댕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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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액츄얼리 - Christmas is all around.
문자를 한 통 받았다. 눈이 내린댄다. 어머 눈이라고? 어디 눈구경이라도 실컷 하고 싶어 창문을 열어봤는데 위스키 박스 마냥 반듯 반듯한 동네는 사람도 다니질 않고 썰렁했다. 이 동네에 산지 언 5년이 되어가지만 어지간해서는 정이 붙을 것 같지가 않다. 마천루 사이로 부는 칼바람이 싫다. 꽁꽁 얼은 초코파이가 싫다. 나는 주머니에 혹은 가방에, 묵은지 처럼 묵혀둔 초코파이가 좋더라.

그간 바빴다면 바빴다. 부지런함을 떨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후 부터 좀처럼 몸을 놀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안먹고 안잔 것도 아니다. 내 천성은 개 같으나, 더위 먹은 개가 그렇듯 나사가 풀리면 나태하기 그지 없어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가 싫다. 하지만 그럴 처지가 아닌 게, 값아야 할 빚도 남았거니와 당장 밥 한끼 챙겨 먹을려면 땅이라도 파야 한다. 이 남루한 삶은 도저히 요령이란게 없는데 성격을 온전히 보호 할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나의 최악을 인정하면 되는거더라. 거기서 부터 출발하면 되는거더구나. 날이 쭈빗 선 칼끝을 부러트리자 한결 편해, 열이 가라앉으니, 그나마 개운해.  

한땐, 내 집안은 가난하지만 나는 가난하지 않아, 라는걸 자랑삼았다. 이것이 20대에 가질 수 있는 멋진 무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파놓은 함정임을 깨달았다. 허영이라는 구덩이에 파묻쳐 헤어나오질 못해 인생을 포기하려 들었다. 비참함과 죄책감에 몇날은 길에서 지내며 이렇게 베넷병신으로 살다 죽을거라고, 욕이라면 실컷 했다. 정말 미쳤었지. 미련했고 멍청했지, 난 욕 좀 먹어도 싼 놈이야. 그래도 이제와 허비한 시간을 후회한들 뭐하겠어, 지금 이나마 살고 있는 건 그때 보고 배운 눈이 생겨서, 라고 다독인다. 그래. 대체 이 동네에 눈은 언제 내리는 건데?!

대부분의 삶은 지리멸렬 하다. 사지멀쩡해도 그렇다. 주변에 만화로 이백만원 버는 놈 있는데 참 힘들게 산다. 어제 일밤 보니까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는 죄다 고단한거다. 내 호주머니엔 오천구백오십원이 있는데 한끼 해결 하면 오링이다. 나 뿐만이 아니라 나 같은 것,도 아닌 각자의 나,란 인간들은, 성격장애에 히스테리로, 삶이라는 거대한 우여곡절을 느낄 것이다.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는거지. 가족은 개뿔. 원인을 찾아봤자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이미 되돌리기에는 늦었을테고. 그러다가, 그 죽일 놈의 관성 때문에 여기 꽈당 저기 꽈당 하다보면 사람 죽이는 거 순식간이고, 난 왜 태어났을까, 고민하는 사이에 골로 가는 거? 인생은 모다? 고통, 고통의 연속이다.

인생을 알만큼 다 알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른다고 얘기하는게 편하고 앞으로도 계속 몰랐으면 하는 것 투성이다. 외골수로 살고 싶다는 소리가 아니다. 여전히 난, 혹독한 시절을 견디게끔 도와준 친구들이 보고 싶어, 에이 이 못난 놈아, 라고 한대 쥐어 박아 줬으면 하는 날을 기다린다. 이제서야 부끄러움을 알기에 이 텐션을 유지 하겠다는 다짐과 밉상도 이런 밉상이 없었다며 우수갯소리 할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을,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건내면 달게 받아줄까? 아직 이르겠지? 고장이 심해 수리기간이 길다. 이번 기회에 세밀한 부분까지 섬세한 부품으로 갈아 치울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선 전문가의 소견도 들어가며 좀 더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해야 할 것이다. 인생이란 아름다운 게 아닌거니와 별거 없음이란걸 토로 하며, 딱 모르는 만큼 부지런해지는, 다만 성격 더러워 지진 말고, 그럴 거 같으면 흐르는 강물처럼 유유히 흘려보내자.

여전히 살인적인 아르바이트 스케줄로 인해 앓으니 죽겠지만, 다이영바(영화모임) 나오면 사랑이 이루워진다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영하고 싶다. 지난 달에 마감한 라디오 드라마 공모전 발표가 12월 중순에 있다고 하는데 낙방할 것을 예상한다. 
이 글을 장편으로 늘렸다. 근데 내가 봐도 재미없다.(근데 뽑히면 내 생애 최고의 작품이라고 구라 칠지도 몰라. 나란 인간, 속세에 살잖니) 이글루스의 아이돌을 꿈꾸며 영화 벨리를 정ㅋ벅ㅋ 하려 했지만, 난 영화 그만 보고 좀 써야 할 시기다. 내년 5월에 창작지원 공모전이 있다. 만화도 있는데 영화도 있더라. 되던 안되던 집중해보고 싶다.

겨울 다운 아침이다. 이웃분들 감기 조심하고 사시는 동네에 눈 내리거든 알려달라. 눈구경 하고 싶다. 하늘에서 송송 내려와 시커먼 아스팔트에 질펀하게 쌓여 더러워지는 눈...(야!!) 

크리스마스 시즌이잖아.
그럼 이거지.


Christmas is all around by Billy Mack (Bill Nighy)
by 댕구리 | 2009/12/07 08:42 | 시네마 천국 | 트랙백 | 덧글(5)
거북이 달린다/ 백야행 단평.
*거북이 달린다.
극의 균형이 캐릭터와 조화를 이루고, 영화를 만듦에 있어 기본에 충실하면 이렇게 재밌는 작품이 나온다. 소소한 이야기의 힘이란 <거북이 달린다>를 두고 말하는 게 아닐까? 시골형사가 동네 양아치들이랑 합세해 탈옥수를 잡는다는 평이한 이야기임에도 재미가 있는 건, 연출자가 충분히 표현해 냈기 때문이다. 요새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 천국에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함께 하는 언제나 영화처럼을 듣는데 이런 멘트가 나오더라. "이야기야 많이 나왔고 중요한 건 어떻게 표현하느냐, 다. 흔히 연출력이 좋다는 감독들은 극의 문맥을 정확히 잡고 있는 것 같다." 이연우 감독이 기본에 충실한 연출을 했다고 이것이 한계 라는 소리가 아니다. 다 아는 얘기겠지만 기본만큼 어려운 게 없다.(차기작이 기대된다) 김윤석이 범인을 잡는 내용이라고 <추격자>를 떠올릴 수 있는데, <추격자>가 속물이 악인을 추격하는 영화라면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느림보 거북이가 토끼를 잡는거다. 전혀 다르니까, 꼭 보자.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거의 모든 금기를 건드리고 있음에도 지루하다. 이러기도 쉽지가 않은데, 연출력의 부재라는 평 밖에 할 말이 없다. 배우 한석규를 좋아해서 그가 출연하는 작품은 다 본다. 그래서 하나 추가했다는 정도로 끝. 앞에 쓴, 극의 문맥을 잘 못 잡은 실패작으로 남겠다. 원작소설은 참 재밌다더라. 응, 그럴 것 같애. 어쨌거나 원작 팬분들은 속상하겠고, <닌자 어쌔신> 보자는 걸 싫어!,해서 미안했고, 보고나서는 기분만 나빠지는... 이건 뭐.. 병..(병신이 된 기분? 이런 악평 오래간만인데?)

이하 잡담.

거북이 달린다에서 나오는 예산화물연합회 아저씨들 때문에 웃겨 죽는 줄ㅋㅋ

힘을 빼고 욕심을 부리지 않은 정경호의 연기가 참 좋았다. 김남길과 함께 주목할 만한 청년배우.(주지훈도 껴 있어야 하는데...) 

손예진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올때 마다, 명배우들을 데리고 찍은 졸작<무방비 도시>가 떠올라 혼났다. 손예진은 드라마 연애시대나 아내가 결혼했다가 좋았고...

석규형이야 연기를 잘하는데 받쳐 주는 게 없으니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붕 떠버려. 어쩔겨.  

개인적으로 극장에 로망을 가지고 있고 극장에서 영화 보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해서 까다로워 보일지 모르겠는데, 앞좌석을 발로 찬다거나 영화내용을 다 들리게끔 설명해주는 건 좀 아니잖아! 나도 가끔은 핸드폰 꺼두는 걸 깜박 한다지만 대놓고 통화하진 않거든! 극장 에티켓이란 건 어려운 게 아니다. 지정된 자리에 앉아서(관객 없는 조조에는 아무대나 앉아도 상관없어), 광고나 예고편 나갈 때 옷이나 가방 정리하고 영화 시작하면 입다물고 조용히 보면 된다.     
  
by 댕구리 | 2009/11/30 02:48 | 비카인드 리와인드 | 트랙백 | 덧글(4)
펀치 드렁크 러브 - He Needs Me.
magnolia - 진심.

<펀치 드렁크 러브>는 진부한 낭만의 클리셰들을 피해 가며, 현재의 사랑을 재정의 내린 다음, 사랑이란 절대적 명제를 재확인 하며 막을 내린다. 이는 내가 본 러브스토리 중에 가장 독특해, 폴 토마스 앤더슨의 재능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되다보니, 질투는 나의 힘이 되지만, 의외로 영화가 주는 교훈은 간단하다. 소심함을 이겨내는 힘은 사랑이라는 것. 이 사회의 적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는 사람들인 셈이다. 고 김춘수 시인이 말했듯, 나를 "꽃"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 때 비로소 우리는 익명이 대중에서 벗어 날 수 있다. 그 과정이 punch drunk 해도 상관 없다 라는, 뭐, 대강 이런 초매력 덩어리 같은 얘길 하고 있는 것이다. 

    
Punch Drunk Love - He Needs Me.
아.. 이런 초매력 덩어리 같은 영상이 있었다니ㅠㅠ
이 영화 또 보고 싶다;ㅁ;


셀리 듀발이 부른 He Needs Me는 영화 <뽀빠이>에 삽입됐던 곡이라, 베리(아담 샌들러)가 사랑의 힘으로 뽀빠이로 성장한다는 재치있는 유머가 된다.

이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음악 얘길 꼭 한다. 영화 O.S.T.는 <메그놀리아>의 음악감독이기도 했던 존 브라이언이 뒷받침 하고 있다. <이터널 션샤인>에도 음악감독 크레디트에 이름이 쓰여져 있는데, 이건 뭐, 속된 말로, 개쩔어, 인거죠.
 
감독이 마약에 취해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다네? 
   

by 댕구리 | 2009/11/25 11:47 | 시네마 천국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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