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nolia - 진심. 시네마 천국

magnolia - Wise Up.

경찰 짐(존 C. 라일리)이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며 고백 할 때 클라우디아(멜로라 월터스)는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보인다. 마약과 매춘에 빠져 사는 나 같은 여자가 뭐가 좋냐고, 어디 그 이유라도 들어보자고, 묻는다. 신에게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며 맹세하는 남자가 한 대답은 오로지 진심, 이 것 뿐이었다. 당장 내일 자살해도 이상할 거 하나 없는, 부서질 듯 여린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라니. 아저씨 고생 꽤나 하시겠네. 그래. 사랑하고 싶어서 뭔들 못하겠어. 콧수염 아저씨의 진심을 심드렁하게 받아쳤지만 매일 밤 지옥을 체험하는 클라우디아를 보고 있으니 심난했다. 누구라도 그녀 곁에 머물러 있어줬으면. 좀 착한 사람으로 말이야.

인생이란 영문을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래서 어지러움을 호소한다. 잘 사는 방법이란 관성에 따른 공식일 뿐 이지 그 안에 개인은 없잖은가. 이만큼 돈이 있고 이런 대학을 나왔으니 이정도 직장을 다니고 이즈음에서 조건 좋은 사람을 만나 이런 가정을 꾸리다 죽어버리면 인생을 잘 안다고 말 할 자격이 주어지는 건가.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인생을 논 할 수는 없는건가. 아니, 잘 사는 방법이란게 있긴 있는건가. 그럼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나. 인생을 결정하는 기로에 서 있을 때마다 혼란스럽기 짝이 없어 하늘에서 개구리 우박이 쏟아져 주길 기도했다. 그냥 여기서 끝내 달라고,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영문을 모르겠고 너도 모르니까 문 닫아달라고.    

문을 닫고 술을 마신다. 소주 한 잔에 조와 울이 반복되다 널부러져 있다보면 진심이 그리워 진다. 내 인생에 있어 진심이었던 순간들... 그날들을 날짜와 날씨까지 기억해내는 걸 보면 내가 마신게 술인지 각성제인지 착각 한다. 알게뭐야. 다 뻥쟁이들이야. 인생 어차피 혼자 사는거 아냐?! 개풀 뜯어 먹을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골아 떨어진다.

클라우디아는 잠시 설래였을 것이다. 진심을 받아드림으로써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았을 것이다. 치욕스러울 정도로 외로운 이 공간에서 벗어 날 수만 있다면 일자눈썹을 가진 사람이라도 상관없겠지. 하지만 한번 삶을 포기하려 했던 이는 모든 것에 망설임이 앞선다. 자신이 몹시 불안해, 그의 진심을 받아주지 못한다는 걸 알고있다. 개운하게 사는 법을 잊은 그대에게 진심이란 백석가루가 가져다주는 환상 같은거니까, 그딴거 알게 뭐야. 다 뻥쟁이들. 우리가 과거를 잊어도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잖아!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한 이야기가 막판으로 치닫을즈음, 난데없이 개구리 우박이 쏟아진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이 역력한 개구리가 날라다는 것이다. 낸들 알아?! 여기서 개구리가 쏟아지든 지구가 반으로 쪼개지든 이상할 거 하나 없잖아. 기가 막히지? 근데 이런 것도 인생 아냐?! 목련꽃이라도 흩날릴 줄 알았나보지? 폴 토마스 앤더슨이 지랄염병 떨지말고 어서 진심을 붙잡으라고 호통을 친다. 어이없이 태어나 느닷없이 죽는 게 인생인데 진심 마저 외면 하겠다면 차라리 개구리 우박이나 쳐맞고 뒈져버려. 더 늦기 전에 말해.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진심을 보이란 말이야.
 
속이 쓰리다. 어제 너무 달렸어. 하여간 발동 걸리면 멈출 줄을 모른다니까 푸하하. 음.. 라면을 어따 뒀더라.. 아차차, 우리집 도시가스 끊였지?! 아니 여기 분명히 2차 경고라고 써있는데 적어도 3차까지는 해줘야 따뜻한 사회가 만들어지는 거 아냐? 전활 걸어 진심으로 호소 해볼까? 저기요 술 먹고 다음날 라면 정도는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 하지 마쇼 하겠지? 암요 암요, 누울 자리를 알고 발을 뻗어야 하는거겠죠. 일단 씻자. 혹시 알어. 샤워기 틀었더니 올챙이 수백마리가 내 몸을 때릴지? 정신 좀 차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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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치 드렁크 러브 - He Needs Me. 2009/11/25 11:47 #

    magnolia - 진심.<펀치 드렁크 러브>는 진부한 낭만의 클리셰들을 피해 가며, 현재의 사랑을 재정의 내린 다음, 사랑이란 절대적 명제를 재확인 하며 막을 내린다. 이는 내가 본 러브스토리 중에 가장 독특해, 폴 토마스 앤더슨의 재능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되다보니, 질투는 나의 힘이 되지만, 의외로 영화가 주는 교훈은 간단하다. 소심함을 이겨내는 힘은 사랑이라는 것. 이 사회의...... more

덧글

  • 디아나 2009/10/27 11:53 # 답글

    좋은 영화 :) life is still going on- 이라는 느낌이 좋아요. magnolia처럼 예쁘지만도 개구리(두꺼비?) 우박처럼 끔찍하지만도 않고 어떤 쪽으로든 결론내릴 수 없는 삶. (Happily ever after가 아니라)그냥 그것.

    참 쉽지않은것, 그게 인연인가봐요. 그럼에도 진심일수밖에 없는.
  • 댕구리 2009/10/27 13:37 #

    의외로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길(구체적인 예까지 들어가면서) 들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안보고 어떤 수단이나 도구로 여긴다는거죠. 이러니 다들 외롭다며 난장을 부리는 거?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난해하면서도 차아암 흥미로워요.

    좋은 영환데 기분에 따라 매번 감상이 바뀌니... 거참... 그래도 개구리 우박 쏟아지는 장면은 속이 다 후련합니다. 아스팔트에 곤두박질 하는 소리에 맞춰(두두두둑!) 춤이라도 추고 싶다며ㅎㅎ
  • zzcmc 2009/10/27 21:08 # 답글

    형님 사진은 좀 기다려야할 듯ㅎㅎㅎㅎ현상을 하러가야하는데 돈이 없다는..ㅠ,.ㅠ
    ㅎㅎㅎㅎㅎㅎㅎㅎㅎ진심은통하기마련이라고들하잖아요...ㅠ,.ㅠ그런가요?
  • 댕구리 2009/10/28 04:23 #

    언젠가 통 하기 마련이라잖냐. 근데 누울 자리를 알고 발을 뻗어야지. 내가 일산도시가스공사에 찾아서가, 제가 어림 반 푼이 없으니까 그러죠 라고 하면 여직원이, 그니까 어림 반 푼 없는 소리라구요 라는 말 밖에 더 듣겠어?ㅋ 그래서 여직원 멱살 붙잡고, 이렇게 하면 널 가질 수 있을꺼라 생각했어 넌 내 여자니까!! 라고 버력대면 진심이 통하겠어?(아놔 예시가 뭐 이래ㅋㅋ) 진심이 폭력이 되서는 안되지. 심신에 안좋아. 정도것 수위조절이 필요한데 이걸 잘 하는 사람을 여지것 본 적이 없다.(나 포함해서.. 아놔아악)

    그나저나 필카 참 매력적이다. 돈 없음 사진 못 보잖어 우왕 굿ㅎㅎㅎ
    농담이구ㅋ 천천히 보내주시게나^^
  • 2009/10/28 01:45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댕구리 2009/10/28 04:52 #

    안그래도 같이 살고 있는 동생이랑 도시가스비 내기 게임을 제안 참 입니다. 게임종목으로는 마리오 카트 기록깨기, 딱밤 때려 못참으면 지는거 등등 여동생에게 불리한 종목으로다가...(오 나 완전 나쁜 오빠같어 으하하) 도시가스 공급중지예고장이 날라왔을 때도 웃겨서 댕굴댕굴 굴렀던 댕구리 입니다.(한달에 삼천원 쓸까 말까 하기에ㅋㅋ) 염려 마세요^^ㅎㅎ

    짐아저씨가 클라우디아를 보듬어 줬으면 하네요. 자기 콧수염 정돈하는 세심함으로다가 어루워 만져주면 더할 나위 없겠어요.
  • 파라 2009/10/28 06:27 # 답글

    누구라도 그녀 곁에 머물러 있어줬으면, 좀 착한 사람으로 말이야.
    -그녀를 파라, 로 바꿔 읽어도 무방하군요+_+
    나쁜남자 신드롬 키운 언론+비+여대생 미워연. 착한 남자가 씨가 말랐음 ㅠㅜ
  • 댕구리 2009/10/28 06:50 #

    클라우디아는 착한 남자 만나줘야 해요. 콧수염 아저씨 만나서 다행^^
    파라님도 착한 사람이 일자눈썹이든 머리가 벗겨졌든 고백이 진심이라면 머물게 해줘요.

    저도 나쁜여자 키운 나쁜남자가 싫어요. 이러다 인류의 씨가 말라가겠음.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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